제목 | [기고] 기술 냉전(tech cold war) 시대의 혁신기술 확보와 기술보호 - 류연승(명지대 보안경영공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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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시 | 2021-10-12 10:5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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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승 명지대학교 보안경영공학과 교수2015년 시작한 중국의 ‘중국제조 2025’ 프로젝트는 몇 년 후 미국과 중국 간 기술 냉전시대를 촉발하게 된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업 부문의 초강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반도체, 통신장비, 로봇, 해양엔지니어링, 전기차, 바이오 등 10대 핵심산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3단계로 진행되어 2025년까지 한국, 프랑스, 영국 수준을 달성하고 2035년까지 독일과 일본 수준을, 2050년에는 초강대국 달성을 목표로 한다. 중국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의 지식재산권과 핵심기술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취하게 된다. 또한 중국은 과학기술 고급인재 유치를 위한 ‘천인 계획’ 프로젝트를 통해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유출해가고 있다. 2018년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강제이전의 시정을 요구했고 중국이 거부하자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발발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제조 2025’ 견제와 국가안보를 위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ZTE를 제재하면서 기술 냉전시대가 시작됐다. 중국 화웨이는 2018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세계 2위였으나 미국의 제재 이후 중요 부품의 공급이 중단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6위로 추락했다. 5G 통신장비의 경우 화웨이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세계 각국에서 화웨이 장비를 회피함에 따라 유럽 업체인 에릭슨과 노키아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중국 ZTE도 미국의 제재를 받아 도산 직전까지 갔으나 간신히 회생됐다. 독일 싱크탱크 메릭스는 중국의 2025 프로젝트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이는 중국의 10대 핵심산업이 한국의 주력산업과 겹쳐 향후 우리의 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세계 시장에서도 중국에 밀려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세계 1위였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에 중국에 역전돼 2위로 밀려났다. 디스플레이 생산은 국내총생산(GDP)의 4.4%에 해당되며 일자리는 8만8000여 개로 평가되고 있어 수출 감소는 국내 산업과 일자리에 큰 타격을 주게 된다. 기술 냉전이 본격화되면 세계 경제는 크게 미국권과 중국권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있으며, 진영 간 기술 우위 확보를 위한 대결이 불가피하다. 두 진영 간 기술 전쟁에서 우리가 취할 전략은 혁신기술 확보와 기술보호를 위한 산업안보 체제 구축이다. 우리나라의 혁신기술 연구개발 인프라는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2019년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약 90조 원으로 세계 5위다. 정부의 과학기술통계백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과학기술력은 2020년에 세계 3위로 평가됐다. 과학기술력은 연구개발 투자, 연구개발인력, 논문, 특허 등으로 평가한다. 이렇듯 많은 연구개발 투자와 우수한 과학기술력을 기반으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를 뛰어넘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혁신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반도체, 통신, 자동차, 조선, 화학, 모바일 가전 등 주력산업의 혁신기술 및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바이오, 우주 등 신산업의 혁신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혁신기술이 경쟁국에 유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은 기술 냉전시대에서 국가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의하면 2016년부터 2021년 8월까지 반도체, 조선, 디스플레이 등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 사례는 총 112건이다. 그중 다수가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술이 중국 등에 유출돼 국내 주력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국가안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은 기술 확보 및 유출 방지를 위해 자국에 생산시설을 유치하고, 외국 과학자의 취업 심사, 외국인의 유학 비자 심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이는 기술 냉전시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는 과학자의 해외취업, 사이버해킹 등을 통한 기술유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기술 냉전시대의 국제 정세와 우리의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산업안보 패러다임에 대비할 시점이다. ※ 이 글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 및 (사)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공동기획 기고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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